미술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도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은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노란색 해바라기,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 그리고 물결처럼 굽이치는 듯한 붓질.
고흐의 그림은 굳이 화가의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도 ‘아, 이 그림은 고흐 같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이 강합니다.
그런데 고흐가 지금처럼 유명한 화가는 아니었다는 사실은 조금 의외입니다.
살아 있을 때는 자신의 그림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고흐의 그림은 어떻게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을까요?
오늘은 고흐의 삶과 대표작을 함께 살펴보면서 그의 그림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여러 길을 돌아 결국 그림을 선택한 사람
빈센트 반 고흐는 1853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습니다. 처음부터 화가가 되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화상점에서 일하기도 했고, 교사가 되려고 하기도 했으며 종교적인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의외의 이력입니다.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하고 여러 길을 고민한 끝에 고흐가 결국 선택한 것은 그림이었습니다. 하지만 화가가 된 뒤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계속됐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 고흐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동생 테오였습니다. 테오는 형의 그림을 이해하고 꾸준히 응원했으며, 경제적으로도 고흐를 도왔습니다. 고흐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그의 힘들었던 삶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흐를 단순히 ‘불행했던 화가’로만 기억하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는 정말 열심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작품을 남겼고, 자신이 바라본 세상을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초기의 작품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고흐와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대표적으로 《감자 먹는 사람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색감이 느껴집니다. 그러다 프랑스로 건너가면서 고흐의 그림은 점점 밝아집니다. 새로운 화풍을 접하고 다양한 색채를 받아들이면서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는 강렬한 노란색과 파란색의 고흐는 이러한 변화를 거치면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밤하늘이 이렇게 강렬할 수 있을까? 《별이 빛나는 밤》
고흐의 작품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림을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아마 《별이 빛나는 밤》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림을 보면 밤하늘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별은 커다랗게 빛나고 있고, 하늘에는 파란색과 짙은 색이 소용돌이처럼 움직입니다.
아래쪽의 마을은 비교적 조용해 보이는데 하늘은 그와 반대로 굉장히 역동적입니다.
저는 이 그림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바로 이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밤이라고 하면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고흐가 그린 밤은 전혀 조용하지 않습니다. 하늘이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별빛도 유난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고흐는 눈앞의 풍경을 사진처럼 똑같이 그리는 데 관심을 둔 화가는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본 풍경에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더해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고흐의 그림을 보면 ‘실제로 저 풍경이 저렇게 생겼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실제 모습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고흐에게는 그 순간 자신이 느낀 풍경이 더 중요했을 테니까요.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붓질입니다. 선을 깔끔하게 정리하기보다 짧고 굵은 붓질을 반복해서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화면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이런 표현 방식 때문에 고흐의 그림은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서 보는 느낌도 상당히 다릅니다. 멀리서는 하나의 풍경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수많은 붓질이 겹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붓질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고흐만의 그림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을 볼 때는 작품의 유명세를 잠시 내려놓고 하늘을 천천히 바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별의 크기나 색을 보는 것도 좋고, 소용돌이치는 듯한 붓질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 밤하늘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드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림이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3. 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명
고흐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그의 그림을 보는 느낌도 조금 달라집니다. 오늘날 고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하지만 생전에는 자신의 작품을 널리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림을 계속 그리는 동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자신의 예술을 이해받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고흐는 1890년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짧은 삶이었지만 그동안 남긴 작품은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동생 테오와 가족들의 노력 등을 통해 고흐의 작품이 점점 알려졌고, 그의 독특한 색채와 표현 방식도 높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지금은 《별이 빛나는 밤》뿐만 아니라 《해바라기》, 《자화상》 등 수많은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바라기》를 보면 고흐가 색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란색은 굉장히 강렬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밝고 예쁜 노란색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꽃마다 조금씩 다른 색과 질감이 있고, 활짝 핀 꽃과 시들어가는 꽃이 함께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해바라기를 보고 있으면 단순한 꽃 그림이라기보다는 고흐가 바라본 생명에 대한 생각까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